잡지맛보기
 
[2018년 10월] 생존을 위한 몸부림


 


태국 남부의 숲에서 수컷 긴꼬리코뿔새가 자신의 짝과 새끼가 기다리고 있는 나무로 날아가고 있다. 암컷과 새끼는 수컷이 가져오는 먹이에 의존하면서 외부와 단절된 채 몇 달 동안 나무 속에서만 지낸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긴꼬리코뿔새 돌기, 박제된 호랑이 등 야생동물 밀수품이 정부 청사의 창고를 가득 메우고 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범죄 조직들은 호랑이의 주요 부위와 천산갑을 밀수하다가 최근에는 긴꼬리코뿔새에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조각된 돌기가 중국 상하이의 골동품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 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2010년 이후 홍콩을 포함한 중국 각 지역, 인도네시아 등에서 2800개가 넘는 긴꼬리코뿔새 돌기가 압수됐다.


사진    팀 레이먼


[2018년 09월] 나비 사냥꾼







 



 


이 특정 나비를 잡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불루메이제비나비는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섬에만 살며 게다가 특정 고도에서만 서식한다. 녀석 들의 산속 보금자리는 축축한 흙이 얇게 덮인 가파른 바위다. 바위를 손으로 잡거나 발을 디딜 때마다 진흙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골짜기와 산봉우리 사이 어딘가에 사는 나비들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된다. 희귀한 나비를 거래하 는 암시장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찾기 어려운 녀석들이 비싼 가격에 팔리기 때문이다.


재스민 자이누딘이라는 사냥꾼이 잠시 멈춰 선다. 그는 진흙을 찔러보는 데 쓰는 막대기를 들고 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됩니다.” 그가 말한다.


재스민은 평생을 이 섬에서 살았다. 그는 이곳 산봉우리에서 나비를 잡아 전 세계의 수집가들에게 보내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정보원, 짐꾼, 사냥꾼들과 관계망을 형성했다. 오늘 그는 이 섬의 서남단에 있는 도시 마카사르에서 아침을 맞았다. 그와 조수 몇 명을 태운 승합차 한 대가 무더운 저지대에서 구불 구불한 길을 달린 뒤 밀림을 지나 한 산간 마을에 도착했다. 길이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더 이상 차가 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재스민은 여섯 대의오토바이 뒷좌석에 물건을 싣고 조수들을 태웠다. 오토바이는 대부분 어린 소년들이 운전했다. 길이 점차 없어지고 한 번에 오토바이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오솔길로 접어든 다음 출렁다리를 줄줄이 지나자 다음 마을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모두 오토바이에서 내려 쌀과 물병이 든 자루를 들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글    매슈 티그
사진 예브게니아 아르부가예바


[2018년 08월] 생태계를 파괴하는 독극물


 








 



몇 주간 수사자 두 마리와 소와 염소를 해치는 일이 계속됐다. 케냐 오세완 지역에서 마사이족 목부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케냐에서는 합법적인 살충제인 마셜(맨 오른쪽)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차보웨스트 국립공원 인근에 있는 이 상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점원 페이시 은둔구는 야생동물을 죽이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마셜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포식동물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용 동물 사체에서 마셜이 검출돼 왔다. 마셜을 제조한 미국 회사 FMC는 이 독극물의 오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글 에드윈 도브 사진
찰리 해밀턴 제임스


[2018년 08월] 수면의 과학


 









 


우리는 거의 매일 밤 깜짝 놀랄 변화를 겪는다. 우리의 뇌가 자신의 활동과 목적을 완전히 변경해 의식을 약화시킨다. 잠시 동안 우리는 거의 온몸이 마비된다. 하지만 우리의 눈동자는 감긴 눈꺼풀 뒤에서 마치 무엇을 볼 때처럼 주기적으로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고 중이의 미세한 근육들은 고요 속에서도 마치 소리를 들을 때처럼 움직인다. 남자든 여자든 성적으로 흥분한다. 우리는 때때로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는다. 죽음의 경계에 다가가기도 한다. 이 모든 행위는 우리가 잠을 잘 때 나타난다.


BC 350년경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잠을 잘 때 정확히 무엇을 하고 왜 그러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수면과 불면에 관하여’라는 글을 썼다. 그 후로 2300년 동안 아무도 그럴 듯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1924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 한스 베르거가 뇌 안에서 벌어지는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뇌파 검사법을 발명하면서 수면 연구는 철학에서 과학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내놓을 만한 설득력 있는 답을 얻게 된 것은 불과 몇 십 년 전부터 영상 기기를 통해 뇌의 내부 작용을 점점 더 깊이 엿볼 수 있게 되면서였다.


잠에 관해 우리가 알게 된 모든 것은 잠이 우리의 정신 및 신체 건강에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우리의 수면-각성 주기는 인간 활동의 주요 특성으로 이는 회전하는 지구에서 살기 위한 적응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1980~1990년대에 세포 속 생체시계를 규명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수여됐는데 이 생체시계는 우리의 생체 리듬을 태양의 주기에 맞춘다. 이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 당뇨병과 심장질환, 치매 같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글    마이클 핑클
사진 망누스 벤만


[2018년 07월] 위기에 처한 바닷새

 


 


 


 




생의 대부분을 망망대해에서 보내는 찌르레기만 한 가냘픈 쥐색 새 한 마리를 상상해보라.


몸무게가 40g도 안되는 온혈동물인 회색꼬리바다제비는 날씨가 좋으나 궂으나 차가운 물에서 파도를 타며 작은 물고기와 해양 무척추동물을 사냥한다. 다리를 늘어뜨린 채 발가락으로 수면을 스치는 모습이 물 위를 걷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바다제비류는 세계에서 가장 풍부하고 널리 분포하는 조류에 속하지만 회색꼬리바다제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수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조다. 녀석들은 특유의 사향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데 사람이 안개 속에서도 녀석들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다. 녀석들은 물 위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지만 다른 모든 새와 마찬가지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려면 뭍에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녀석들은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는 섬을 선호한다. 녀석들은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땅속이나 바위 틈새 또는 굴속에 둥지를 틀고 밤에만 드나든다.


글    조너선 프랜즌
사진 토마스 P. 페샥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 (한글판)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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